천천히 참을성 있게 생명이 사그라드는 나를 연구하시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시오. 그리고 나와 더불어 죽음을 배우시오.나는 모리 선생님을 잃고 있었고, 우리 모두 모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분의 가족들, 친구들, 졸업생들, 동료 교수들, 선생님이 그토록 좋아했던 정치 토론 그룹 사람들, 전에 함께 춤췄던 파트너들까지도.은 저자는 브랜다이스 대학교의 사회학 교수 모리 슈워츠의 제자이다. 그는 루게릭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선생을 매주 화요일마다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기록으로 남긴다. 모리 교수는 죽어가는 과정에서도 삶을 비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아할 정도로 자신의 죽음에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죽음이라는 압도적인 존재에 대한 저항이 무의미해서일까? 아니면 어떠한 달관의 경지에 오른 ..
클라라, 인공지능 친구작중 세계는 능력 '향상'을 위해 아이들의 유전자를 조작한다. 그리고 조시 또한 그 '향상'을 받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몸이 약한 여자아이이다. 주인공 클라라는 햇빛을 원동력으로 하는 인공지능 친구(Artificial Friend)로 조시의 집에 분양된다. 클라라는 아픈 조시를 관찰하고 보살피며, 누구보다 착실히 친구의 역할을 수행해낸다. 어느날, 클라라는 조시가 모델로 서고 있는 초상화 작업에 따라 나간다. 초상화라는 단어가 무색하게도, 그들은 그림이 아닌 조시의 복제품 껍데기를 만들고 있었다. 심지어 조시의 어머니는 혹시라도 조시가 몸이 아파 죽게 된다면, 클라라가 그 껍데기 안에 들어가 조시가 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클라라는 그 모든 것들을 막기 위해 태양에게 아주 간절..
다른 세계들을 상상하게 해주는 급진적인 잠재력이 사변적 사유에 있다고 믿는다. 대학 동기들과 다녀온 . 전시 제목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느낌이라, 말 그대로 ‘사변’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잘 어울렸다. 특정 작품보다는 작가 자체에서 감명을 많이 받은 전시다. 그 사변적인 것들을 실제 경험으로 끌어오기까지의 구체적인 노력, 함께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겸손과 감사가 느껴져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작가 또한 작업을 하면서도 구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작업물이 실현되었을 때 더 큰 짜릿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작업을 할 때에 저런 애티튜드를 가져야겠다고 반성하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였다. 1층은 드래프트가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그 드래프트들이 실현되었을 때의 모습이 스크린에 나온다. 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