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인상 깊은 전시더라도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순 없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만 정제되어 남고 나머지는 휘발된다. 시간이 지나 쓰는 리뷰에는 더더욱 그런 재미가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전시가 나에게 더 큰 울림과 의미가 있었는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프랏차야 핀통: 내일을 돌보는 오늘 | March 28 - May 26, 2024바라캇 컨템포러리는 오는 3월 28일부터 5월 26일까지 태국 출생 작가 프랏차야 핀통의 국내 첫 개인전 《내일을 돌보는 오늘 Today will take care of tomorrow》을 개최합니다. 이 전시는 서로 다른 사회,barakatcontemporary.com 내일을 돌보는 오늘 밤하늘의 별, 혹은 불꽃놀이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복권을 팔고난 뒤..
초상품의 시대 너무 많은 가공을 거쳐 원재료와 동떨어진 음식을 초가공 식품이라고 한다. 음식을 소비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원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 형태와 성질이 바뀐다고 하던데, 이것은 비단 음식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자연에서 원료를 가져와 다양한 사물을 만드는 우리 인간은 모든 사물을 수단화하며 물건처럼 이용한다. '초가공' 식품처럼 우리는 '초상품' 시대를 살고 있다. 횡단하는 물질의 세계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사물을 돌과 같이 무심하게 놓여 있는 무생물로 보고 스쳐 지나가지 않았는가? 한 번도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던 대상을 문득 탐구할 대상으로 두면, 주변 풍경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다. 이 전시는 '낯설게 하기' 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당연히 여겼..
다른 세계들을 상상하게 해주는 급진적인 잠재력이 사변적 사유에 있다고 믿는다. 대학 동기들과 다녀온 . 전시 제목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느낌이라, 말 그대로 ‘사변’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잘 어울렸다. 특정 작품보다는 작가 자체에서 감명을 많이 받은 전시다. 그 사변적인 것들을 실제 경험으로 끌어오기까지의 구체적인 노력, 함께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겸손과 감사가 느껴져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작가 또한 작업을 하면서도 구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작업물이 실현되었을 때 더 큰 짜릿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작업을 할 때에 저런 애티튜드를 가져야겠다고 반성하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였다. 1층은 드래프트가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그 드래프트들이 실현되었을 때의 모습이 스크린에 나온다. 그중..